표절총장 반대…동국대 교수들 릴레이단식 시작
“학생들 앞에 부끄럽지 않고 싶다...보광 스님 '방하착'해 달라”
2015년 04월 20일 (월) 12:10:27 조현성 기자 cetana@gmail.com
▲ 동국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0일 교내 불상 앞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을 시작했다. 이날 고불식에는 한만수 회장, 김태준 명예교수, 한철호 장시기 박순성 권승구 김애주 교수 등이 참석했다. ⓒ2015불교닷컴
동국대 교수들이 단식을 시작했다. 이사회의 총장선임을 5일 앞두고서다.
동국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한만수)는 20일 교내 불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싶다. 표절총장을 반대하는 릴레이 단식에 돌입한다”고 했다.
교수들은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매어 쓸 수는 없다. 부러진 바늘이면 더 그렇다. 외압 파문에 표절까지 겹친 총장 선임 문제가 그렇다”고 했다. 이어 “‘표절총장에게 졸업장을 받지 못하겠노라’는 학생들의 외침에 (교수로서) 뭐라 답해야 하느냐. 그래서 굶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일주일에 하루 만이라도, 또는 한 끼만이라도 굶기로 했다. 제자들의 신음소리를 우리도 듣고 있음을 우리도 아프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그렇게라도 동국대라는 교육공동체를 지켜내고 싶다”고 했다.
비대위는 “생활형편도 자존감도 궁핍한 학생들과 함께 굶어 함께 배불러봤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비의 어원은 ‘중생의 신음소리’라고 들었다. 보광 스님은 부디 지금이라도 ‘방하착’ 해 달라. 이사들은 동국대 구성원들의 신음소리를 살펴 현명한 판단을 해 달라”고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 최광백 회장은 “교수협의회를 지지하고 뜻을 함께 한다. 학교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이 자리에 우리가 선 것은 교수‧학생의 목소리에 아무 피드백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동국대 대학원총학생회 최장훈 회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곡기를 쓰고 싸우겠다고 나선 교수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 학생들도 많은 고민과 계획을 갖고 함께 싸우겠다”고 했다.
교수협의회의 단식은 하루 혹은 한 끼씩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간에는 천막에서 야간에는 교수협의회 사무실에서 한다.
한만수 회장은 “릴레이 단식을 하는 것은 학생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이번 토요일 이사회 결정 후 향후 계획을 재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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