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수행은 가르침을 따르는 것
제방의 수행자들이여.
가르침에 따르면
“말법시대에는 교(敎)만 살아 있고,
행(行)이나 증(證)은 찾아보기가 어렵다”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다시 말하면 깨달음에 대하여
말하는 이는 많으나
그것을 실천하거나 체험하는 이가
많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바로 상(相)을
벗어나지 못하였기 때문이지요.
아만을 떠나지 않고는
무아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붓다가 팔만사천의 수많은 가르침을
설하신 이유는
각각의 근기에 따라 깨우침을 주기 위함이요,
말과 글이 아니면 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진정한 깨달음의 자리는
객과 주를 모두 떠난 자리라서
진공묘유를 이루고 있으나,
그 자리에 가기까지는
방편이 아니고는 도달할 수 없다는
도리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마치 저 피안의 언덕에 오르기 위해
반야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뗏목이 필요한 것과도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말법시대에 대하여
우려하심이 바로
피안의 언덕이라는 부처의 자리는
아무런 방편 없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음에도
많은 수행자들이 수행 방편문을 외면한 채
부처자리만 찾고 있는
어리석음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는 가르침을 따라 정진하여야 합니다.
그것만이 부처님을 따르는 일이며,
진리를 체득하는 길입니다.
제방의 수행자들이여.
이번 안거에서는
말로써 말을 만드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가르침을 뗏목삼아 하나하나 체험지혜를 얻어
깨달음의 언덕에 도달하기 바랍니다.
진정한 수행은 가르침을 따르는 것임을 잊지 마십시오
-선원장 수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