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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더 15-05-27 20:21 ( 조회 3,225 )
한국 근대의 고승인 금포 스님이 입적하기 3년 전,
김해 동림사에 있던 화엄 스님이
금포 스님이 머물던 선산 대도사로 찾아갔다.
그때 금포 스님이 화엄 스님에게 질문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가섭 존자에게 세 곳에서 세 번 법을 전하였지.
화엄 스님은 그것을 알고 계신가?"
"네, 중인도 비사리성의 사자탑 앞에서 설법을 하시다가
늦게 도착한 가섭 존자에게
앉으셨던 자리를 나누어 두 분이 함께 앉으신 것이 하나요,
영산회상에서 부처님이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시자
가섭 존자가 빙그레 웃은 것이 그 둘이며,
사라쌍수에서 열반에 드신 후
7일 만에 도착한 가섭 존자에게 두 발을 보이신 것이 그 세번째 입니다."
"법은 한 곳에서 한 번만 전달해도 충분한데
왜 부처님께서는 세 곳에서 세 번이나 법을 전하였는가?
한번 말해 보게."
화엄 스님은 답을 하지 못하였고,
그 질문은 하나의 큰 충격이 되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화엄 스님은 3년 동안을
밤낮 없이 몰아쳐서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
그리고는 금포 스님을 찾아가 그 빚을 갚기로 마음먹고
깊은 환희심을 품고 금포 스님을 찾았지만,
이미 스님은 입적한 지 3일이 지난 뒤였다.
화엄 스님은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가 허망하고,
3년 전에 받은 큰 충격과 그동안의 공부가
너무나 절실하고 컸기에
죽은 시신이라도 보아야겠다며
억지를 써서 시신과 대면하게 되었다.
금포 스님은 눈을 뜬 채 누워 있었다.
화엄 스님은 금포 스님의 시신 옆에 앉아 말했다.
"스님, 3년 전에 제게 질문을 주셨듯이 지금 다시 한 말씀 주십시오."
그러자, 죽은 지 3일이 된 죽은 금포 스님의 시신이
오른쪽 주먹을 들었다.
화엄 스님은 깜짝 놀라 다시 말했다.
"방법을 바꾸어 한 마디 더 해 주십시오."
이에 금포 스님은 또 다시 오른쪽 주먹을 들어 보였다.
분명히 입적한 지 3일된 시신이 질문을 하기가 바쁘게
오른쪽 주먹을 두 번이나 들었으니,
과연 죽었다고 해야 할까? 살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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